FAQ
COMMUNITY > FAQ
그래서 TV 피플은 일부러 일요일 저녁 나절을 노려 내 방에 찾 덧글 0 | 조회 77 | 2021-04-12 19:43:53
서동연  
그래서 TV 피플은 일부러 일요일 저녁 나절을 노려 내 방에 찾아왔다. 마치 우울한 상념이나, 소리도 없이 비밀스레 내리는 비처럼, 그들은 어슴푸레한 시각에 슬며시 파고 들어오는 것이다.하지만 하고 있는 걸, 정말로응, 있어라고 그는 말했다. 알았어. 지금 가지. 한 30분 정도 걸릴 거야. 너네 집 주소를 가르쳐 주려마그래? 하지만 엄마가 그 버릇을 고치라고 해서. 흉측스럽다고. 그래서 혼잣말을 할 때마다 심하게 꾸중을 들었어. 벽장에 갇히기도 하고. 벽장은 너무 무서웠어. 어둡고 곰팡이 냄새도 나고. 얻어맞은 적도 있었지. 막대자로 무릎을 때리는 거야. 그리곤 얼마 안 있어 혼잣말을 하지 않게 되었지. 전혀 한 마디도 하지 않게 되었어. 어느 사인가, 하려고 해도 할 수 없게 된 거지돌아와 봐야 소용이 없으니까 안 돌아온다, 라고 나는 머리 속으로 되풀이하였다. 평평하고 리얼리티가 없다. 나는 그 문맥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원인이 결과의 꼬리를 깨물고 삼키려 하고 있었다. 나는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러, 심호흡을 하고, 캔 맥주를 가지고 소파로 돌아왔다. TV 피플은 텔레비전 앞에 우뚝 선 채, 마개를 따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오른쪽 팔굽을 텔레비전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나는 딱히 맥주가 마시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견딜 수가 없어서, 캔을 들고 왔을 뿐이다. 나는 그것을 손에 들고 있다가, 무거워져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리고서 나는 아내가 이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TV 피플의 성명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우리 사이가 이미 틀렸다고 말한다. 그것이 그녀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 관계가 그렇게 되었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완전한 부부는 아니다. 우리는 4년 동안 몇 번이나 말다툼을 하였다. 우리 사이에는 과연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우리는 그 점에 대해 이따금 대화를 나누었다. 해결된 적도 있고 해결되지 않은 적도 있다. 해결
회의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끝나지 않았다. 12시에 점심식사를 위한 짧은 휴식 시간이 있었다. 밥을 먹으러 밖으로 나갈 여유는 없었으므로, 모두에게 샌드위치와 커피가 배급되었다. 회의실은 담배 냄새가 지독하여 나는 그것을 들고 내 자리에 와서 먹었다. 한참 먹고 있는데 과장이 나를 찾아 왔다. 나는 정직하게 말해, 이 사나이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째서 좋아할 수 없는지, 정확한 이유는 나도 모른다. 무엇하나 반발할만한 구석은 없다. 사뭇 올곧게 자라는 듯한 분위기를 몸에 지니고 있다. 머리도 나쁘지 않다. 매고 다니는 넥타이도 그럴 법하다. 그렇다고 그런 것들을 내세우지도 않고, 부하 직원에게 위엄을 부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내게 신경을 써주기까지 하였다. 때로는 점심을 같이 먹자고 말을 걸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는 도무지 이 사나이에게 친밀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마도 그것은 그가 얘기를 하는 상대방의 몸을 익숙한 손놀림으로 만지작거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남자든 여자든, 얘기하는 도중 상대방의 몸을 슬며시 만지는 것이다. 만진다고 하여, 딱히 기분 나쁜 흑막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주 세련되고 자연스럽게 살며시. 상대방은 그가 만지고 있다는 것을 거의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연스럽다. 하지만 나는 왠지 그의 그런 동작이 몹시 신경에 거슬린다. 그래서 나는 그의 모습이 눈에 띨 때마다 본능적으로 긴장하고 만다. 이건 사소한 일이라고 하면 사소한 일이다. 하지만 아무튼 나는 마음이 쓰인다. 그가 허리를 꺾고,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까 자네가 회의에서 한 발언 말이야, 좋았어라고 과장은 친근하게 말한다. 아주 요령 있고, 간결하고. 나도 감탄했어. 적합한 지적이었어. 자네 발언으로 자리에 긴장감이 돌았어. 타이밍도 좋았고. 음,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잘해 봐새벽 두 시 반에 잠에서 깨어났을 때, 텔레비전은 아직 거기에 있었다. 나는 텔레비전이 사라져 없기를 기대하며 침대에서 나왔다. 하지만 텔레비
 
닉네임 비밀번호 코드입력